IMF 지원 합의 해외언론 반응“한국경제 위기 책임부터 밝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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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해외 주요 언론들은 연일 한국이 국제통화기금 (IMF) 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된 것을 관치금융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하면서도 "한국이 이번 위기에 잘 대처하면 한 차원 더 높은 경제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독일의 주간지 디 차이트는 4일 한국경제의 위기를 불러온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것이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관료들의 잘못된 정책이 한국 경제위기를 심화시켰으며 현재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희생양으로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 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외환.주식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금융당국은 부실 금융기관의 생존을 돕는 안정화정책이 위기의 원인이 될 것임을 통찰하지 못했다" 고 논평했다.

베를린 = 한경환 특파원

○…니혼게이자이 (日本經濟) 신문은 5일 한국이 IMF 긴급지원을 받게 된 것은 매우 굴욕적인 일이지만 경제파탄을 초래한 재벌편중의 경제체질을 개혁하기 위한 다시 없는 기회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에서 오래전부터 정치권.재벌.금융기관간의 유착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력히 제기됐으나 정치적 혼란으로 제대로 손을 쓰지 못했다" 고 말했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미국이 한국에 대한 IMF의 금융지원계획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미 의회에서 반대의견이 늘어나고 있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가 4일 보도했다.

또 뉴욕 타임스지는 5일 "IMF의 지원과 관련돼 한국내에서 반미 감정이 일고 있다" 며 "많은 한국사람들은 미국이 IMF를 배후 조종, 시장을 개방하고 미 기업에 혜택을 주려 한다고 보고 있다" 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인들은 1백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일본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며 "반미 감정은 때때로 껄끄러운 양국관계에 잠재적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고 경고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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