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한국대표 이시영 주프랑스대사…“평화협상 첫발 큰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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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전 당사자인 남북한.미국.중국이 참가하는 4자 본회담은 중동에서 시도되는 평화협상이 한반도에도 시작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회담이라고 생각합니다."

3일 우리측 수석대표로 임명된 이시영 (李時榮.사진) 주프랑스대사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회담이 갖는 중요성을 의식하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고 말했다.

李대사는 "회담 전망에 낙관도, 비관도 할 필요가 없다" 면서 "그러나 처음부터 어떤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선 안될 것" 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과의 접촉이나 회담은 70년대초부터 많이 해와 생소하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는 李대사는 "오래전부터 친분관계에 있는 스탠리 로스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탕자쉬안 (唐家璇) 중국 외교부차관이 미.중의 수석대표가 된 것도 다행" 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측 대표 김계관 (金桂冠) 외교부 부부장에 대해선 "북한 핵문제가 토의됐던 제네바회의 당시 먼 발치에서 본 정도" 라면서 "프랑스어에 능통하다는 얘기는 들었다" 고 말했다.

그는 "4자회담이 정부의 예상대로 남북한 위주가 아니라 북.미간 접촉의 장이 될 우려가 있다" 는 질문에 " '남북한 당사자 원칙' 은 미국.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지하는 사안이므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고 강조했다.

외교관 경력의 대부분을 유엔에서 보낸데다 아태경제협력체 (APEC) 서울 각료회담 사무국장도 지낸 李대사는 다자 (多者) 외교에 정통한 외교관. "어떤 회담이든 생산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선 회담의 틀을 잘 짜야 한다" 고 강조한 李대사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복안을 갖고 있는듯한 표정도 띠기는 했으나 입을 열지는 않았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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