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놀토 … 천안박물관 가자 “무덤에 왜 항아리 넣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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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희씨(右)·박승욱군 모자가 성남면 용원리 9호분의 재현된 무덤 속을 구경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천안박물관은 천안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공간이다. 박물관 내부는 천안에 대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체험거리도 가득하다. 박물관 지상1, 2층의 6개 전시실을 둘러보면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천안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 있다. 관람 후엔 천안에 대한 애착이 더해진다.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박물관 밖의 분수대와 산책로에서 즐기는 여유로움은 덤이다. 이번 주말 천안박물관에서 아이들과 천안에 대해 알아보고 햇살 좋은 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호기심 가득한 전시실=천안박물관은 지상 2층부터 제1전시실이 시작된다. 제1전시실은 천안의 옛 모습을 보여주는 ‘천안 고고실’이다. 천안의 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 삼국시대 생활상을 유물을 통해 알 수 있다. 박물관을 관람하던 조문희(37·주부·천안 구성동)씨와 아들 박승욱(9·천안삼거리초)군은 전시실 바닥에 쪼그려 앉아 투명 바닥 아래 전시된 ‘9호 돌덧널무덤’의 모형을 살폈다. 실제 무덤처럼 생생하게 전시돼 승욱 군의 눈에 호기심이 가득했다.

제2전시실은 ‘천안 역사실’이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천안의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다. 입구에 국보 7호로 지정된 봉선홍경사사적갈비 모형이 관람객을 맞는다. 암행어사 박문수 초상화와 광덕사 면역사패교지도 볼 수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승욱 군에게 아직 천안의 역사는 어렵기만 하다. 엄마는 곁에서 조선시대 천안읍지 모습을 보며 당시 생활상을 설명하기에 바빴다.

천안 하면 떠오르는 천안 삼거리지만 삼거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천안삼거리실’로 옛 천안삼거리를 재현한 제3전시실에 가면 삼거리 박사가 된다. 전시실 입구 호서지방의 관문이었던 호서계수아문을 통과하면 옛 천안삼거리 모습이 펼쳐진다. 옛 천안삼거리에는 소달구지와 유기장수, 비단·포목을 파는 가게 포목전과 주막을 볼 수 있다. 빈대떡에 술잔을 기울이는 모형이 만들어진 주막은 어른들이 입맛을 다실 만큼 생생하게 재현돼 있다.

지상 1층으로 내려오면 제4전시실의 ‘기획 전시실’이 이어진다. 그림으로 남은 100년 전의 기억이라는 테마로 ‘기산 풍속도’가 지난 달 20일부터 전시 중이다. 천안박물관과 청계천문화관이 공동으로 개최해 다음 달 31일까지 전시된다. 기산 김준근은 김홍도·신윤복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풍속화가로 불린다. 기산 김준근의 작품을 통해 100년 전 조선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천안은 교통의 요지이자 중심지다. 제5전시실은 ‘교통통신실’로 교통의 요지인 천안에서 볼 수 있던 봉수대와 성환역 찰방과 천안역의 변천사를 관람할 수 있다. 조선왕실의 교통수단인 연과 덩(가마의 한 종류), 그리고 가마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마지막 전시실인 제6전시실은 어린이전시실로 유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에겐 호기심 가득한 즐길 거리들이 많다. 조선시대의 지방관아에서 사무를 보던 건물인 동헌에서 옷을 갈아 입고 원님으로 변신해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승욱군은 엄마와 5분마다 운행이 되는 증기기관차에 올랐다. 기관차를 타고 실제로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표정이 밝아졌다. 횃불낭자와 천안시행정지도 퍼즐 맞추기와 도자기 맞추기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은 탁본체험에 가장 몰린다. 탁본한 것은 집에 가져갈 수 있어 박물관에 다녀온 기념이 된다. 승욱군도 대록지 중 건치연혁을 탁본했다. 탁본하려는 판에 종이를 덮고 물을 뿌린 후 솜방망이로 톡톡 두드리는 승욱군의 표정이 진지하다. 잘 찍힌 탁본에 만족한 승욱군은 박물관을 다니는 내내 한지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황제의 자동차도 타보고 15분마다 상영되는 역사 인물에 대한 애니메이션도 봤다. 이날 승욱군은 천안 병천에서 태어난 김시민 장군에 대해서도 배웠다.

◆공연장도 있어요=박물관 내부에 있는 280석의 공연장도 자랑거리다. 박물관 안에 있는 공연장이지만 규모도 크고 시설이 좋다. 박물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시민들을 위해 영화상영을 한다. 기대 이상으로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280석에 앉을 자리가 없다. 박물관 밖 야외공연장에서는 토요일마다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시민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분수대와 산책로, 초가 외부 내용도 좋다. 산책로는 요즘 같은 봄에 가볍게 오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천안박물관은 지난해 9월 개관했다. 개관 이후 지난 달까지 관람객은 11만9000여명이다. 하루 평균 관람객이 평일 460명, 주말·휴일에는 1300명이다.

백경미 인턴기자 bkm091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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