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주가 400선 안개속 증시 전망…종목별 차별화 현상 뚜렷해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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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마침내 1일 종합주가지수 400선마저 무너지면서 증시전문가들 사이에 '종합지수 무용론' 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크게 두가지 뜻을 담고 있다.

하나는 최근 붕락장세에서 당분간 지수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됐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지수보다 개별주가를 중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앞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우선 증시분석가들은 "주가지수가 장세방향을 가늠케 하는 지표로서의 기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는데 입을 모으고 주가예측을 포기한지 오래다.

최근 지수의 붕락속도를 보나, 매매시스템 붕괴로 인한 환금성 위기상황등을 감안할 때 지수등락에 일희일비할 이유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일례로 종합주가지수가 1일까지 8일째 하락행진을 펼치면서 506.07에서 393.16으로 22.31%나 빠졌다.

불과 열흘도 안돼 500, 400선이 잇따라 깨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1일만 해도 전체 9백57개중 66.2%인 6백34개가 하한가를 치는등 하루 수백개씩의 하한가 행진이 열흘 가까이 지속됐다는 점이다.

지난 8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하한가를 친 종목도 2백27개나 됐다.

지수비중이 높은 한국전력.포항제철등 초대형블루칩이나 일부 우량대형주들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오르지 않았다면 지수는 매일 7% 안팍의 폭락세를 이어갔을게 뻔하다는 것이다.

또한 1일 종합지수는 사실상 80년1월 주가지수 100선 출발점이나 다름없다.

수치만 놓고 보면 87년6월 이후 10년여만에 최저치라고 하지만 87년 당시는 대세상승기였다는 점이 다르고 또한 그간 상장종목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400붕괴를 계기로 지수의 향후 주가전망을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수보다는 국제통화기금 (IMF) 의 간섭아래 펼쳐질 이른바 'IMF주가' 에 관심을 두는게 바람직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서증권 송태승 투자정보분석실장은 "향후 경쟁력없는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심리가 번지면서 벌써부터 대기업 - 중소기업간, 우량기업 - 한계기업간 주가차별화가 뚜렷이 진전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의미를 찾기 어려운 종합지수보다는 기업의 내재가치나 업종의 전망등을 면밀히 살피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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