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전산망 해킹으로 자료 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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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외부 해커가 기획재정부의 업무용 전산망에 침입해 자료를 빼 간 것으로 확인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2월 중순 업무용 전산망에 해커가 침입했으며 일부 정보를 빼 간 사실이 발견돼 정보 당국에 알렸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과 수사기관은 업무망에 침입한 해커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 어떤 자료가 유출됐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 해커들이 민간 기업이나 단체의 컴퓨터를 해킹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정부 업무망이 뚫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해커들은 재정부 직원들에게 친구나 지인을 사칭해 해킹 e-메일을 보냈으며 이를 열어본 직원의 PC를 통해 업무망에 접속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해커가 메일을 받을 재정부 직원의 이름을 정확히 명시할 정도로 사전 준비를 한 점을 고려할 때 단순 업무방해가 아니라 특정 정보를 빼돌리기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재정부 업무망에는 한국의 경제 정책과 정보 관련 비밀 문건이 많이 들어 있어 해커들이 외국 정부에 내용을 흘렸을 경우 대외 교섭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인터넷 전문가는 중국인 해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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