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실명제 대체입법 수용"…국회서 조속처리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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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29일 "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의 대체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므로 이를 조속히 처리, 골격은 그대로 두고 보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자문위 2차회의를 주재, "실명제의 보완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에 나가 있는 실명제 대체입법의 처리를 서두르라고 정치권에 촉구한 것" 이라고 설명하고 "분리과세시 최고세율 (40%) 적용등 실명제 골격을 유지하고, 무기명 장기채권 발행에는 반대하는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金대통령의 이런 입장 표시는 실명제보완 불가 (不可) 입장에서 일단 후퇴한 것으로 청와대 일각에서도 받아들이고 있어, 앞으로 국회 논의과정이 주목된다.

金대통령은 "멕시코에서 보듯이 국제통화기금 (IMF) 자금사용에는 뼈아픈 경제구조조정의 과정이 뒤따르게 된다" 면서 "IMF자금 사용을 계기로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이룩해야 한다" 고 말했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긴급명령으로 대출금 상환동결이 불가능하면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무리한 대출금 상환을 재정경제원등에서 감독하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고 건의하고 "외환사정이 화급하므로 IMF와의 협상은 2~3일안에 끝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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