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 (IMF) 과의 구제금융 교섭절차가 시작되면서 한국 경제의 와병 (臥病) 실상이 그대로 드러날 판이다.
그 중심부에는 모든 업종을 망라하는 대소기업이 있다.
IMF의 요구사항은 구조조정 차원에서든, 경상적 정책 차원에서든 긴축에 집약될 것이다.
재정과 금융의 긴축은 불가피하다.
특히 통화공급의 억제 등은 그것이 투자수요 감소를 가져오기 전에 우선 금리상승부터 가져올 것이다.
이미 이 현상은 앞질러 일어나고 있다.
기업환경은 시장위축. 고금리. 원저 (低) 때문에 고난이 당분간 심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경영성과는 환율과 이자율이 다시 하향 안정점을 회복할 때까지는 이익과 현금흐름으로만 측정해야 할 것이다.
매출액이나 자산규모를 가지고 '덩치 부풀리기' 를 하는 것은 절대 금기 (禁忌) 다.
한국 경제의 고비용.저효율은 경영성과를 덩치로만 측정하려는 일탈된 관행에서 유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덩치는 이젠 잘라내야 한다.
그것이 사람이든, 시설이든, 자회사 숫자든 가릴 것이 없다.
이것이 기업이 해야 할 구조조정의 첫째다.
자금은 장기안정적인 것만 골라 써야 한다.
아무리 자금시장이 어렵더라도 착실하게 이익을 올리는 기업은 주식을 발행함으로써 차별화된 싼 자금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익성 말고도 철저한 투명성을 회계와 경영에 도입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다.
정치권력에 돈을 바치는 부패, 납품업자로부터 돈을 뜯는 부패도 기업의 투명성에 먹칠을 한다.
소비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모으는 데도 투명성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투명성 도입이야말로 기업 구조조정의 둘째 항목이다.
기업은 살아남기 경영전략을 철저하게 실천할 수밖에 없다.
죽지 않으려면 군살을 빼야 한다.
그리고 싸고 좋은 물건을 생산해야 한다.
금융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종 기업도 마찬가지다.
노사 (勞使) 모두 국내외 소비자를 신 (神) 처럼 모시는 겸허하고 부지런한 집사 (執事) 의 태도로 환원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