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환율·주식시장 "혼수상태"…회사채수익률 17.6%로 폭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직접금융시장이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현대.삼성등 국내 초일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마저 거의 팔리지 않는 가운데 시중금리는 천장을 모르고 솟구치고 있다.

환율도 다시 오르고 주가는 연일 큰 폭으로 떨어지는등 금융시장 전체가 일대 혼란속에 빠져들고 있다.

25일 자금시장에선 3년만기 은행보증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이 지난 92년 4월이후 5년7개월만에 처음으로 17.60%를 기록했다.

발행시장에서도 삼성전자.현대자동차.대우기전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가 거의 팔리지 않았다.

단 이틀새 회사채수익률은 3.1%포인트가 올랐다.

이처럼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중기자금에 몰리면서 91일짜리 기업어음 (CP) 발행을 늘리고 있으나 매수세가 없어 금리만 전일보다 2.53%포인트 높은 21.05%까지 올려놓았다.

이같은 CP금리는 지난 88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원화와 외화 양쪽에서 자금위기를 맞고 있는 종금사들은 지난 24일 결제해야 할 원화자금 1조4천억원과 외화자금 4억8천만달러를 막지 못해 한은의 긴급지원으로 간신히 부도위기를 넘겼다.

주가는 개장 직후의 폭락세보다낙폭이 줄긴 했지만 전일비 11.05포인트 내린 439.59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은행과 종금사들의 외화부족이 계속되면서 원화의 대미 (對美) 달러환율이 이날 매매기준율인 달러당 1천1백원50전보다 20원 오른 1천1백2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다 1천1백22원에 마감됐다.

김종수.박장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