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의견 엇갈린 부부 의원

중앙일보

입력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놓고 같은 당 소속인 부부 의원 사이에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한겨레신문이 29일 보도했다. 파병 문제와 관련한 해법을 찾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17대 국회에 나란히 등원한 열린우리당의 최규성(전북 김제.완주).이경숙 의원(비례대표) 부부는 이라크 파병에 관한 한 정면으로 맞선다. 李의원은 지난 10일 '이라크 추가파병 재검토 결의'에 서명한 데 이어, 23일 국회에 제출할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에도 서명하는 등 줄기차게 '파병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李의원은 28일 "명분 없는 파병은 최대한 연기하는 게 좋으며, 가능하면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 崔의원은 "국가간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미국에 대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파병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두 사람은 "김선일씨 사건 이전부터 추가파병에 관해 서로 견해가 다름을 확인해 왔다"며 "부부이지만 이 문제에 관한 한 각자의 길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한 의원은 "파병 문제는 도덕적 명분과 한미동맹의 현실 가운데 어느 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판단이 갈린다"며 "두 의원의 모습은 파병 문제의 이런 복잡미묘한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