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복 (高永復) 교수의 간첩혐의 구속사실이 알려지자 서울대는 물론 학계 전체가 경악에 휩싸였다.
高교수가 재직했던 서울대 사회학과 A교수는 "5공 당시 문교부장관 하마평이 있었을 정도로 보수적 인사다. 사상적으로 보수.중도에 가까웠는데 믿기 어렵다" 며 "혹시 북에 있다는 친척 때문에 마수 (魔手)에 걸려든 것 아닌가 싶다" 고 말했다. B교수도 "高교수는 비유학파로 한국 사회학을 발전시킨 사회학계의 대표적인 2세대 학자" 라며 "이 일 때문에 관련 학계에까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고 말했다.
경제학부 C교수도 "전혀 뜻밖이다.
재직시절 어용교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친 (親) 정부적 인사였다. 5공 시절에는 전두환 (全斗煥) 정권의 두뇌집단이라 할 수 있는 현대사회연구소 소장으로 오랫동안 재직하는등 최근까지 권력의 양지 (陽地)에 있던 분인데 의외다" 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학계도 가위 공황 (恐慌) 상태에 빠져있다.
강원대 D교수는 "학계의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다.
혹시 70년대 일부 지식인들이 북한에 대해 호의를 가졌던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소장학자인 E교수는 "관변연구소에 몸담았지만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어용인사로 행동하지는 않았다.
사람 좋고 무난했다.
高교수의 사회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한 책은 모두 원론적인 교과서급이었다.
간첩이라니 너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고 말했다.
다른 한 교수는 "高교수야말로 가장 합리적인 자본주의자라고 믿었다" 며 끝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서울대 일부 교수는 "왜 나에게 高교수에 대해 묻느냐" 며 과민반응을 보이는등 불똥을 우려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한편 서울대 한 보직교수는 "조만간 명예교수 임명 취소 절차를 밟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난감할 뿐" 이라고 토로했다.
김창호.고정애 기자
<고영복 서울대 명예교수 약력>고영복>
▶28년 경남함양 출생
▶54년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56년 서울대 대학원 졸업
▶62~66년 이화여대 전임강사.조교수
▶66~93년 서울대 교수
▶71년 한국사회학회 회장
▶73년 남북적십자회담 자문위원 (73년 3, 7월 평양회담 참석)
▶81년 평화통일 정책자문위원,국무총리 정책 자문위원
▶81~82년 현대사회연구소장
▶84년 보사부 사회보장 심의위원
▶90년 사회문화연구소장
▶93년 서울대 명예교수
▶94년 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