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미군' 우려 고조…미군 여군비중 15%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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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 최강' 이라는 미군이 군내 여성화에 따른 사기저하와 전력약화 문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금녀 (禁女) 집단' 으로 인식되던 미군에 여군들이 본격적으로 입대하기 시작한 것은 여성운동이 본격화된 지난 70년대부터. 이후 여성 장병들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 현재 육.해.공군 전체 기준으로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나아가 이같은 추세는 나날이 심화돼 현재는 공군 신병의 25%가 여성으로 충당되고 있다.

군내 여성증가는 남녀평등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으론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군내 남자들 사이에서 여군에 대해서만 특별대우를 해주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지기 시작한 것.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불거졌던 '우산 사용금지' 시비다.

사건의 발단은 미군당국에서 그간 철칙으로 지켜오던 '제복 착용 장교의 우산 사용금지 규정' 을 여군들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함으로써 시작됐다.

이같은 여성우대 결정이 내려지자 남자장교를 중심으로 전형적인 '역 (逆) 성차별' 이라는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군내 반여성론자들은 수류탄 투척훈련과 같은 기초 군사훈련조차 받지않는 여군들이 수두룩해 결과적으로 미군의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여군 증가는 군내 섹스 스캔들을 양산, 미군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사기를 떨어뜨리는 악재로도 작용했다.

실제로 올들어 훈련소 조교들이 여자훈련병들을 여럿 성희롱한 사건이 줄줄이 발생, 큰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여군 옹호론자들은 60년대 입학한 남자 사관생도보다 74년 이후 들어온 여생도들의 체력이 월등하다는 통계자료를 근거로 여군 증가로 인한 전력약화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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