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이렇게 치른다]4.후보자건강…미국언론들 후보건강 '1차검진'(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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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대통령후보의 건강문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남다르다.

한마디로 집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후보의 건강문제를 파헤친다.

심지어 언론의 이같은 집요함에 의해 후보가 중도사퇴한 일도 적지 않다.

88년 선거에서는 워싱턴타임스가 1면 주요기사로 당시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우울증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관련 사설을 게재하면서 그는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후보와의 대선경쟁에서 밀려나야 했다.

72년에는 조지 맥거번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러닝메이트인 토머스 이글튼 부통령후보가 사퇴를 발표했다.

선거유세중 "신경쇠약으로 입원한 적이 있다" 고 말한 것을 두고 언론이 끈질기게 추적한 것이 화근이 돼 한창 주가를 올리던 그는 선거도중 낙마 (落馬) 하고 말았다.

최근에는 뉴욕타임스가 후보건강 문제를 집중조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예 의학전문기자를 동원, 후보들의 건강문제만을 인터뷰한다.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뉴욕타임스 의학전문기자의 질문공세에 시달렸으며 지난해 대선에서는 봅 도울 공화당후보도 예외는 아니었다.

뉴욕타임스는 빌 클린턴 민주당후보에 대해서도 시도했지만 클린턴이 한사코 이를 거부, 의혹을 불러일으기도 했다.

방송사의 경우 시사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CBS의 '60분' 과 NBC의 '언론과의 만남' 이 대표적이다.

도울은 '60분' 에서 "혈압.체중.콜레스테롤 수치등이 클린턴보다 더 정상" 이라고 노익장을 과시했으며 클린턴 진영의 리언 파네타 백악관 비서실장은 '언론과의 만남' 에 출연, "클린턴은 목에 양성 담낭이 있지만 선거 후 제거수술을 받을 것이며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하다" 고 해명해야 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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