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저널]DEC 영업전망 낙관은 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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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국 컴퓨터업체 디지털 이큅먼트 (DEC) 는 인텔과의 특허 분쟁을 마무리짓고 상호 협력키로 합의했지만 DEC의 향후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양측은 마이크로 프로세서 특허를 둘러싼 소송을 벌였던 지난 6개월간의 불편한 관계를 청산했다.

분쟁을 매듭짓기 위해 인텔은 DEC의 반도체 부문을 현금 7억 달러에 매입하고 앞으로 10년간 약 8억달러의 보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분석가들은 양사의 이러한 거래가 반독점 문제와 관련해 아직 연방정부로부터 승인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성급한 전망을 미루고 있다.

인텔과의 화해에도 불구하고 DEC가 어떻게 성장세를 유지할 것인지 회의적 시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6월 끝난 96회계연도에 DEC 매출은 90년 이후 최저 수준인 1백30억 달러에 그쳤다.

새로운 경쟁자로 급부상한 컴팩은 DEC를 추월해 미국 제3의 서버용 대형 컴퓨터 업체로 떠올랐다.

사운드 뷰 금융그룹의 게리 헬미그는 "인텔.DEC의 합의는 단기적으로 DEC에 좋은 영향을 주겠지만 장기적 수익 증가세를 보장하지는 못할 것" 이라고 말했다.

98회계년도에 경쟁사인 IBM과 휴렛 팩커드.선 마이크로시스템스는 각각 17%, 15%, 7%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반면, DEC는 겨우 4%가 늘어나는 데 그쳐 부진함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또 DEC의 전 세계 PC판매 증가율은 연 10%선에 불과하다.

업계 평균 17%에 크게 뒤지고 있으며 서버용 컴퓨터에 대한 세계 시장 점유율도 지난 94년 7%에서 지난해 6%로 감소했다.

컴팩.휴렛 팩커드 같은 경쟁사들에게 시장을 빼앗긴 결과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DEC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것이라는 추측마저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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