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통신판매점 연 김진희씨 개업 사례…사무실 함께 사용 창업비 절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최근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있으나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문제는 복잡해진다.

만약 보모나 어린이집등에 맡기게 되면 매달 60만~70만원이 넘는 지출이 발생하게 돼 웬만큼 수입이 보장되지 않으면 밑지는 장사가 되기 십상이다.

이런 점에서 컴퓨터 통신판매점 필컴퓨터 인천 동암점 (032 - 421 - 1867) 의 김진희 (金眞姬.28.여) 씨의 경우는 눈길을 끈다.

두 아이 어머니인 金씨는 두살배기인 막내는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네살짜리 장남은 매일 자신의 사무실로 데리고 출근한다.

金씨가 출근하는 곳은 흔히 '비즈니스 사무실' 이라고 불리우는 공동 사무실. 이곳에서 金씨가 하는 일은 자신의 책상에 앉아 PC통신을 접속해 게시판에 PC판매광고를 하는 것. 그 광고를 보고 통신이용자들이 보내온 전자우편을 읽고 답장을 보낸다.

또 벼룩시장등 생활정보지에 낸 광고를 보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상담도 한다.

공동 사무실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근중이기 때문에 한적한 사무실에서 아이는 소파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취급하는 품목은 노트북을 중심으로 한 PC와 프린터, CD롬등 각종 컴퓨터 제품들. 이런 제품들을 대리점이나 대형 할인판매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보다 10~25%정도 싸게 판매한다.

대형 할인판매점에서 24만~26만원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L기업의 잉크젯 프린터의 경우 18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최신 펜티엄 PC도 90만원대에 공급하고 있다.

본사인 필컴퓨터 (032 - 468 - 2445)가 제품들을 대량으로 현금 구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가격파괴형 창고식의 판매방법을 이용한 것이다.

현재 金씨는 대기업 제품만 취급하고 있다.

물론 조립PC도 취급할 수 있지만 혼자서 운영하기엔 벅차다.

만약 AS문제가 발생하면 부품을 구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인건비 문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제품의 경우에는 서비스센터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AS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만약 제품 판매후 고객으로부터 기술적인 문의가 들어오면 본사인 필컴퓨터의 기술부를 통해 답변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제품들의 판매가격이 워낙 낮기 때문에 가능하다.

PC통신을 통해 컴퓨터 관련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金씨가 제시하는 가격이 파격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선뜻 구입한다.

지난 7월부터 준비해 8월에 개업한 金씨는 프렌차이즈 가입비 4백만원과 보증금 6백만원, 제품 구입비 8백만원등 2천여만원만 가지고 시작할 수 있었다.

공동 사무실을 이용해 임대보증금이 필요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해보는 장사지만 본사로부터 기술.판매.홍보 방법등에 대해 받은 교육 덕분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홍보가 부족하고 단골 고객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작한지 2개월만인 9월부터 3백만~4백만원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원낙연 기자

<이렇게 운영한다…재고는 20%미만 유지>

▶대기업제품 위주로 판매한다 = 이윤이 조금 적더라도 나중을 생각해서 대기업 제품을 취급한다.

간혹 부도난 중소기업의 제품이 덤핑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컴퓨터는 AS가 잦고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 상품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처음엔 물량을 적당히 확보한다 = 시장에 대한 확신 없이 처음부터 물건을 부담갈 정도로 구입해 놓는 경우가 있다.

재고의 양이 많아지면 보관이나 관리가 힘들뿐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하기도 쉽지 않다.

항상 재고는 20% 미만을 유지한다

▶이윤보다 현금화가 더 시급하다 = 산다는 사람이 깍아 달라고 하면 이윤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려고 안 파는 경우가 있다.

적은 자본금과 취약한 홍보력을 감안해서 자본의 빠른 회전을 꾀해야 한다.

상품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최소한의 이윤이라도 확보되는 선에서 과감히 팔고 현금화해야 한다.

▶고객을 먼저 파악한다 = 486이 필요하다는 사람에게 펜티엄을 권하면 구매의욕을 오히려 꺾을 수 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평상시 컴퓨터에 관한 잡지나 신문을 자주 읽어 흐름을 꿰뚫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