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대우, SBS에 대역전 첫승…우지원·김훈 막판 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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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전광판에 새겨진 마지막 스코어는 89 - 86, 홈팀 SBS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가운데 대우의 김훈이 미친듯 뛰어오르며 마음껏 기쁨을 토해냈다.

경기를 지켜본 어느 신문의 농구해설자는 " (SBS가) 입에 넣어줘도 못 먹는군요" 라며 혀를 찼다.

역시 SBS의 강정수 감독은 아직 어린 것일까. 전반을 62 - 44로 앞서며 순항하던 팀이 3쿼터에 한꺼번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SBS 벤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후반 대우는 전반과 전혀 다른 플레이를 펼쳤다.

김훈.우지원의 플레이가 갑작스럽게 활기를 띠었고 SBS의 수비는 전혀 맥을 짚지 못하고 허둥대다 완벽하게 붕괴됐다.

김훈과 우지원은 3쿼터이후 전형적인 포워드의 플레이를 펼쳤다.

코트를 폭넓게 휘저으며 양쪽 코너에서 잦은 슛찬스를 맞았고 기회가 오면 어김없이 바스켓을 흔들었다.

대우 포워드진의 변화에 당황한 SBS의 포워드진은 전혀 대우 공격의 맥을 짚지 못하고 파울을 양산, 3쿼터 종료 직전에는 이날 30점을 넣은 포워드 래리 데이비스가 5파울 아웃당하는 치명타를 맞았다.

강정수 감독은 포워드진의 난조를 포인트가드 교체로 극복하려 했다.

홍사붕 대신 이상범과 문필호를 교체투입한 것이 그 증거다.

그러나 슈터들의 플레이는 한번 풀이 죽으면 쉽게 살아나지 않는 법이다.

SBS의 마지막 찬스는 4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정재근이 연속 8점을 빼내 86 - 84로 뒤집었을 때였다.

그러나 포워드 라인의 허약한 수비력은 종료 14초를 남기고 대우의 케이투 데이비스에게 오른쪽 코너 3점슛을 허용,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의정부 = 허진석·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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