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경제살리기 세 후보 공동결의"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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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 김대중총재가 선거전의 국면 전환을 경쟁후보들에게 제의했다.

12일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한국당 이회창총재와 국민신당 이인제후보, 그리고 자신이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 살리기를 위한 공동결의를 대외에 천명하자고 했다.

金총재 제의는 김영삼대통령의 국민신당 지원의혹 이후 후보간 헐뜯기 정쟁 (政爭) 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정치권 전체의 체면을 세워보자는 뜻이다.

金총재의 한 참모는 "사전 협의를 통해 금융개혁과 경제구조 개선등에 대해 3인이 공감할 수 있는 경제정책의 최대공약수를 추출해 다음 대통령이 누구든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주자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전의 주도권을 쥐고 양상을 경제정책 대결로 유도하려는 뜻도 있어 보인다.

그렇게만 되면 자신이 타 후보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 같다.

기아공장 방문에 박태준의원이 동행한 것도 이런 자신감을 북돋웠다.

金총재는 "판단력과 바른 정책을 가진 준비된 정부만 있다면 우리 국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면서 "국정경륜의 JP와 경영신화의 TJ가 함께 해 집권하면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 고 DJT연합을 은근히 과시했다.

朴의원도 "현 정권은 경제에 손을 놓았다" 며 "이제 지도기능을 상실한 정권 대신에 새로운 정권을 탄생시켜야 한다" 고 강조했다.

金총재 제의의 성사여부는 미지수다.

경제문제가 초미의 현안이라 해도 다른 후보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뺏기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러한 제의 동기에 의심을 품을 수 있는 것이다.

金총재 진영은 이에 대해 실무 접촉을 통해 오해를 풀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결과는 두고볼 일이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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