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 '모정의 강' 촬영현장…힘들었던 시절 생각에 제작진도 '눈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진한 커피향같은 늦가을 분위기가 가득했던 6일 오후 경기도고양시덕양구원흥동. KBS1 아침드라마 '모정의 강' (월 - 토 오전8시10분) 을 찍으러 나온 출연진들의 발걸음은 마치 소풍나온 학생들의 그것마냥 경쾌했다.

전날 시청률이 31.6%나 나와, '하얀 민들레' 에서 '초원의 빛' 으로 이어지는 건전드라마 중흥의 바톤을 확실히 이어받았기 때문. 새벽부터 빡빡하게 진행된 촬영에도 출연진들의 얼굴엔 확실히 여유가 있었다.

혜숙 (박지영 분) 과의 첫만남 뒤 후회에 사무쳐 대포집 드럼통이 드문드문 놓인 허름한 뼈다귀 해장국 식당으로 원주 덕팔네를 찾아간 나전무 (정영숙 분) 의 모습을 카메라는 차분히 뒤쫓는다.

이어 제작팀은 드라마 타이틀을 보완하기 위해 서삼릉옆 원당 종마목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경마를 소재로 했던 드라마 '질주' 의 세트가 눈에 익은 이곳에서 출연진들은 푸른 초원을 뒤로하고 저마다 포즈를 취했다.

두 그루의 소나무 밑에서 킥킥대며 분담소를 나누던 혜숙, 나전무와 명주 (김혜선 분) 등은 카메라의 시선을 느낀다 싶더니 서너 차례만에 능숙하게 촬영을 마무리지었다.

슬그머니 모니터를 보니 혜숙이 나전무의 뒤로 다가가 살며시 어깨 위에 볼을 기대고 슬픔을 참지 못해 나전무가 쇼울로 눈가를 훔치는 장면이 흐른다.

자식까지 버려야했던 50년대 어머니들과 온갖 역경을 딛고 성공하는 '또순이' 를 그린 이 드라마를 만들다보면 출연진들은 물론 제작진마저 코끝이 징해지기 일쑤라는 것이 안영동 PD의 귀뜸. 나전무가 이모를 찾아가 아이의 행방을 묻는 장면에서는 기술감독이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흘리는 바람에 커팅 타이밍을 놓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안PD는 "요즘같은 불황기에는 60~70년대 어려웠던 시절을 돌이켜 보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인지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고 말했다.

배익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