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인터넷으로 해외관광객 유치 신라호텔 김도훈 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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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다른 분야에 비해 국제화에선 뒤졌지만 정보화에서는 뒤질 수 없죠. 호텔 영업도 이제 컴퓨터를 외면할 수 없는 시대 아닙니까. " 호텔업계에서 꾸준히 '멀티미디어 실험' 을 계속해온 신라호텔 판촉팀 김도훈 (金道勳.33) 팀장은 톡톡 튀는 30대 신세대다.

자신의 방을 가구 대신 매킨토시 컴퓨터.스캐너.음향기기로 꾸며놓고 사흘이 멀다 하고 용산 전자상가를 드나드는 컴퓨터 광이다.

金팀장은 94년부터 멀티미디어 세계에 심취, 95년 6월 국내 호텔 가운데 처음으로 회갑.생일 등 가족연회장을 PC를 통해 가상으로 보여주는 맞춤형 연회예약 시연시스템을 개발, 단골 고객들의 환영을 받았다.

환상의 세계를 연출하는 컴퓨터에 푹 빠진 金팀장은 영업사원들이 노트북을 들고다니며 호텔 연회장을 보여줄 수 없을까 궁리한 끝에 최근 연회장 CD롬 타이틀을 개발했다.

여기에는 호텔내 각종 연회장의 모습과 배치도는 물론 객실 모습.음식 및 주류.교통편 등이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담겨져 있다.

제작 과정에서 金팀장은 1천여장에 이르는 사진을 찍기 위해 옥상에 매달리는 위험도 감수했다.

영업사원들은 이 CD롬 타이틀을 이용, 고객이 원하는 연회장을 보여준 뒤 바로 견적서까지 뽑아줄 수 있다.

이동 중에도 고객의 요청이 있으면 각종 정보에 대한 무선 전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金팀장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요즘 그는 인터넷으로 달려가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신이 묵고싶은 객실을 둘러볼 수 있고 은은한 재즈바의 분위기를 미리 맛볼 수도 있죠. " 金팀장은 내년부터 인터넷의 신라호텔 홈페이지를 통해 전세계 어디서나 호텔내 각종 연회장은 물론, 부대시설.객실 등을 보여주고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는 한편 국내 다른 호텔 및 관광지도 소개해주는 종합관광안내 사이트를 준비중이다.

회사에서 10월의 베스트 사원으로 뽑힌 金팀장은 원래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 92년까지도 작품활동을 했지만 이제 조각칼 대신 마우스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조각' 하고 있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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