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티눈 있으면 오래 산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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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발바닥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티눈처럼 성가신 것도 없다.

눌리면 아프고 심하면 보행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선 수주이상 티눈연고를 바르거나 재발을 막기 위해 수술용 칼로 티눈을 파내야한다.

그러나 남성이라면 앞으로 티눈있는 것을 고맙게 생각해야할지도 모른다.

남성의 경우 티눈있는 사람이 오래 산다는 의외의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연세대의대 오희철교수와 보건대학원 지선하교수는 최근 용평에서 열린 예방의학회에서 티눈있는 남자가 그렇지 않은 남자보다 사망률이 15.4%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같은 해에 정상인 1천명이 사망할때 티눈환자는 8백46명만이 사망한다는 의미. 이같은 연구결과는 55세이상 남여 강화도주민 6천3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망율 조사에서 밝혀진 것. 남자의 경우 의료보호대상자이거나 흡연자.고혈압 환자일 경우 사망률이 늘어난 반면 티눈은 사망률을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여자의 경우 흡연과 고혈압이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눈이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는 국내외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 그러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지교수는 "티눈은 간접적으로 운동량이 많음을 의미하며 이때문에 티눈있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 설명했다.

티눈은 발바닥이나 발가락 사이등이 과도하게 눌려 생기는 피부질환. 대개 꽉 끼는 신발을 신고 오래 걸을 경우 잘 생기지만 신체활동이나 운동량이 많을 때에도 발생한다.

따라서 티눈이 잘 생기는 사람은 운동량이 많음을 의미하고 이때문에 장수한다는 견해다.

하지만 이러한 티눈의 수명연장효과가 왜 남성에게만 나타나는지에 대해선 설명이 명확치 않다.

또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반드시 티눈이 잘 생기는 것도 아니란 반론도 있다.

이때문에 특별히 티눈이 잘 생기는 체질이 따로 있고 이것이 오래 사는 것에 기여하리란 체질면역학적 설도 제기되고 있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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