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백 양가에 함께" 60%…식생활문화학회서 주부 940명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우리나라 주부 열명중 여덟명 이상이 서구화된 혼례문화 속에서도 폐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열명중 여섯명은 폐백이 양가부모에게 함께 드리는 형태로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국식생활문화학회 소속 정혜경 (鄭惠京.호서대식품영양학과) 교수등 8명이 지난 9~10월 서울.경기.전라.경상.충청도지역의 20대이상 주부 9백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나라 혼례음식 인지도' 조사결과. 폐백음식은 봉치떡.큰상등 다양한 혼례음식 중 이용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폐백을 폐지해야 한다' 는 이는 30대 미만에서도 18.8%에 불과했다.

'현상태로의 존속' (24.4%)에 비해 '양가부모에게 드려야 한다' (60.4%) 응답자가 절대 다수였는데, 특히 51세 이상의 주부들도 '양가부모에게 드려야 한다' (49.7%) 고 응답해,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주부들이 남녀평등개념이 담긴 새로운 폐백전통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에서 지나친 사치화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바지음식의 경우 '필요없다' 는 대답이 63.8%에 이르렀다.

응답자의 교육이나 생활수준이 높을 수록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 는 대답이 월등히 많아 이채. 이밖에 혼례음식 중 함을 받을 때 만들어 놓는 '봉치떡' 에 대한 인지도는 38.6%에 불과했으며, 알고 있다해도 '필요하지 않다' 고 생각하는 이들이 절반이상 (51.8%) 이었다.

鄭교수팀은 지난 8일 연세대학교에서 한국식생활문화학회 주최로 열린 '우리나라 혼례음식의 규범' 학술심포지엄에서 이와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전통답습이란 명목 하에 본래의 의미도 모르면서 허례화한 음식폐단을 고쳐나가면서 현대적인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야 한다" 고 주장했다.

김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