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도 가속성도 업그레이드 … 진득한 승차감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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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요즘 작은 차 전성시대다. 2020년이면 소형차 시장 규모가 현재의 2.5배인 3800만 대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소형차라고 다 같지 않다. 달리고 멈추는 기능만 갖춘 깡통 같은 소형차가 있는 반면 갖출 것은 다 갖추고 만만치 않은 값에 파는 프리미엄급도 있다.

BMW는 2001년 미니를 부활시켰다. 경제성에 치중했던 원조 모델과 달리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갖춘 프리미엄 소형차로 탈바꿈시켰다. 시대의 트렌드를 이끈 미니의 독특한 스타일을 앞세운 판매 전략이다. 부활한 미니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BMW는 연간 10만 대를 판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폭주하는 주문에 생산량을 현재 24만 대까지 늘렸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 막 상륙한 새로운 미니 컨버터블은 그동안 팔리던 1세대를 대체하는 모델로 올해 초 북미 모터쇼에서 데뷔했다. 시승차는 미니 쿠퍼 컨버터블이다. 2세대로 진화하며 화물공간이 170ℓ로 5ℓ 커졌다. 뒷 시트를 접으면 660ℓ까지 확장된다. 1.6ℓ 엔진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6.3kg·m를 낸다. 구형보다 연비가 16%나 개선돼 공인연비가 13㎞/ℓ다. 제원상 0→시속 100㎞ 가속 11.1초, 최고속도 시속 191㎞를 낸다.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과 브레이크 & 힐 어시스트 기능의 차세대 주행안정장치도 더해졌다.

미니 쿠퍼 컨버터블은 가속 페달을 쿡 밟을 때마다 스포티한 배기음을 뿜어내며 질주한다. 알루미늄으로 무게를 줄인 서스펜션을 채택해 더욱 기민한 몸놀림을 선보인다.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릴 때 정신없이 튀던 구형과 달리 새 차는 진득한 승차감을 보인다.

소프트 톱은 선루프처럼 슬라이딩시켜 앞부분만 열 수 있다. 주위의 시선이 신경 쓰여 오픈 드라이빙을 자주 즐기지 못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계기판에 타이머가 달려 오픈 드라이빙 시간을 측정할 수도 있다. 1세대와 비교해 완성도가 한결 나아졌다.

대형차가 부럽지 않은 프리미엄 소형차이면서도 오픈 에어 드라이빙까지 즐길 수 있는 미니 쿠퍼 컨버터블. 앞으로도 다양한 소형차가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미니의 아성을 위협할 모델은 없을 것 같다. 미니 쿠퍼 컨버터블은 3910만원. 함께 데뷔한 쿠퍼 S 컨버터블은 4400만원이다.

월간 스트라다=박영웅 기자 heropark@istrad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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