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제목소리 내는 기아 직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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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진념 (陳稔) 회장의 기아호 (號)가 닻을 올리면서 기아그룹 직원들 사이에 "陳회장이 기존 경영진을 대폭 교체하는등 경영 분위기의 일대 쇄신을 기해야한다" 는 목소리가 높다.

陳회장은 6일 취임식때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은 기아를 떠나야한다" 고 밝힌 대로 수뇌부를 빠른 시일내 쇄신시키는 것이 기아회생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직원들에게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陳회장 체제 출범을 계기로 기아 직원들 사이에 "기아가 회생할 수 있다" 는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이같은 의견들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있다.

특히 과장급 이하의 상당수 젊은 직원들은 "현 경영진은 기아를 이 지경으로 만든 직.간접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이미 사퇴한 김선홍 (金善弘) 전회장만 책임을 지는 것은 모순" 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과장급 직원은 "일부 임원들은 그동안 회사회생을 위해 노력한 것도 사실이지만 金전회장 사퇴직전까지 그와 운명을 같이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상당수 임원들이 陳회장이 취임하자 침묵을 지키는 것은 책임있는 처신이 아니다" 고 비판했다.

특히 기아 회생을 위해 몸집줄이기가 불가피하다면 이는 부실화의 책임이 큰 경영진부터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이 뿐아니라 기아그룹 일부 임직원들 사이에 팽배해있는 온정주의.무사안일풍조에 대해서도 일대 혁신을 가해 차제에 기아가 환골탈태 (換骨奪胎) 해야만 살아날 수 있다는 의견도 강하게 일고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윤의 극대화라는 논리가 아니라 金전회장 의사와의 부합여부에 의해 결정된 경우가 적지않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윗사람 눈치보기에 따른 무소신.무사안일 풍조까지 생겨났다는 것이다.

한 대리급 직원은 "조직개편.동기부여시스템 도입등을 통해 도전의식을 불어넣어야만 정상화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노조도 신임 노조위원장 선출을 계기로 회생을 위한 새로운 분위기 조성차원에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성식 <경제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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