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판촉전 치열…'10개월 무이지 할부' 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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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백화점들의 판촉전이 점입가경 (漸入佳境) 이다.

'10만원이상 구매 고객에게 10개월 무이자할부' 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가 하면, 심지어 경쟁업체를 따돌리기 위해 조간신문에 개재한 광고문구를 한 밤중에 기습적으로 바꾸는 전략까지 동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협회는 회원사 사장단회의를 통해 출혈경쟁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몇몇 일간지 광고를 통해 7~16일 사은행사기간중 롯데카드로 10만원이상 구매할 경우 10개월무이자할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는 이 문구를 조간신문 수도권 가정배달판에만 집어넣는 기습작전까지 동원했다.

종전 유명백화점의 할부조건은 기껏 3개월에 불과했는데, 지난 10월 가을 정기세일때 '30만원 이상 6개월 무이자할부' 로 길어지더니 이번에는 10만원 10개월 무이자까지 발전한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몫돈 안들이고 물건을 싸게살 수 있어 이익이고, 백화점도 매출 증대로 이자부담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동원했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화점협회 관계자는 "서울지역에서는 3개월 이상 무이자할부를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는데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면서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도록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고 말했다.

한 중소백화점 관계자는 "롯데와 같은 대형백화점에서 이런 식으로 밀어부치면 군소업체들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 고 울상을 지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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