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자포 대결’ 삼성이 먼저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삼성이 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LG를 90-82로 꺾었다.

삼성의 주포 이규섭(사진)은 LG에 약했다. 이번 시즌 평균 12.2득점을 했는데 LG전에선 평균 8.8득점에 그쳤다. LG의 투지 넘치는 신인 기승호가 이규섭을 잘 막았다. 기승호는 공격도 잘했다. 삼성전에서 평균 14.2득점을 했다. 모든 기록이 매치업 상대인 이규섭을 압도한다. 3점슛 성공률(38%-29%), 야투 성공률(58%-29%) 등 모든 기록에서 기승호가 우세하다. 프로농구 정상급 슈터인 이규섭으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삼성이 정규리그 순위에서 LG에 앞서지만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뒤진 것은 이규섭이 묶인 탓이 크다.

이규섭은 “혹시 졌다가는 내가 다 뒤집어 쓸 분위기여서 연구를 하고 나와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1쿼터엔 사건도 났다. 기승호와 충돌해 이규섭의 입술이 터졌다. 이규섭은 버럭 화를 냈고 기승호는 그런 이규섭에게 달라붙지 못했다. 이규섭은 23득점을 기록, 8득점에 그친 기승호의 기를 꺾었다.

LG의 패인은 18개나 되는 실책이었다. 강을준 LG 감독은 “가드들이 큰 경기에 대한 부담 때문에 너무 조급하게 경기했다”고 아쉬워했다. 삼성은 실책이 9개뿐이었다. 이상민은 하나도 없었다. 플레이오프 73경기째를 치른 이상민은 “상대 전적이 뒤지지만 경기 전 동료들에게 ‘플레이오프를 즐기자’고 했더니 경기가 잘됐다”고 말했다. 이상민은 16분만 뛰면서도 3점슛 3개를 포함, 13득점했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