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주유소,가격 인하경쟁 자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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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환율 파고' 가 주유소끼리의 출혈경쟁에 제동을 걸어 소비자들이 휘발유를 싼값에 넣을 수 있었던 시절도 막을 내리고 있다.

정유회사들이 환율폭등후 이달부터 휘발유 소비자가격을 1ℓ에 17~19원씩 올려 최고 8백43원에 팔자 그동안 기름값을 소비자가격 이하로 대폭 내려 팔던 주유소들 대부분이 평균 40~50원가량 올려 받고 있다.

정유회사들이 지난달에 휘발유 공급가격을 올렸을 때도 소비자가격을 올리지 않고 출혈경쟁을 계속해 온 주유소들 사이에 '환율 파고' 로 인한 '공멸 (共滅)'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가격 인하경쟁을 자제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직영주유소들이 1ℓ에 8백23~8백29원을 받던 지난달말 까지만해도 7백59원을 받던 주유소들 조차 최근 8백24원까지 받아 65원을 올렸을 정도. 이들 주유소는 " '출혈경쟁을 계속하다가는 같이 망한다' 는 위기감이 확산돼 가격을 많이 올렸다" 며 "이웃집과 의논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눈치껏 인상했다" 고 배경을 설명. 한국주유소협회 부산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제 부산에서 7백원대에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가 드물 정도" 라며 "정유회사들이 환율급등으로 환차손을 입고 있는 가운데 美.이라크의 관계악화로 원유값까지 오름세여서 기름값이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 고 말했다.

부산지역에서 가격인하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인 주례동 보훈병원 부근의 동서고가로 아래 주유소 7~8곳과 백양로 주유소 10여곳도 1ℓ에 7백60~7백70원에 팔던 휘발유를 1일부터 8백20~8백30원선으로 올렸다.

또 그동안 도심의 개인주유소 (자영 주유소) 보다 평균 20원가량 싸게 받던 해운대반송~기장 국도변과 남산동.노포동 중앙로변 주유소들도 대부분 지난달에 비해 40원이상 올려 8백25원선으로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에서 지난달까지 최고 79원까지 벌어졌던 휘발유 가격 차이도 40원대로 줄었다.

올들어 부산지역에서는 출혈경쟁을 견디지 못한 주유소 5곳이 문을 닫았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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