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찰청 사람들' 공개수배 의뢰 전화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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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MBC '경찰청 사람들' 을 빼놓지 않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경찰? 아니,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다니는 사람들이다.

'경찰청…' 의 공개수배 코너때문이다.

이 공개수배를 통해 잡힌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도망치기 위해 이 코너를 눈여겨 보았다고 진술한다는 것이 '경찰청…' 제작진들의 말이다.

신분을 속이고 정육점에서 일하다 TV를 보고 도망친 강도강간 용의자 김모씨나 제과점에서 빵을 굽다말고 숨어 버린 유아성폭행 용의자 함모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들은 연고지에 숨었다가 이내 붙잡혔다.

아예 숨어지내며 방심하고 있다가 금방 잡히는 경우도 있다.

10월21일 경찰의 날 특집때 수배됐던 강도강간 용의자 박모씨. 경남통영시의 가두리양식장에서 숨어지내던 그는 방송 이틀 뒤인 23일 오후에 잡히자 "이렇게 빨리 잡힐 줄은 몰랐다" 고 TV를 원망했다.

가장 빨리 잡힌 기록은 지난달 21일 수배된 강도강간 용의자 임모.오모씨로 방송이 나가고 1시간20분만에 검거됐다.

공개수배된 뒤 잡히기까지의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촌총각 대상 결혼사기범으로 지난해 추석 특집때 수배됐던 김모 (여) 씨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TV속 내모습을 보고 너무 무서워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한동안 꼼짝도 않았다.

잡히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하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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