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위기 여파 자동차수출 격감…태국 바트화 폭락후 아시아수출 60%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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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동남아지역 통화가치 폭락 사태의 파장이 국산 자동차의 아시아지역 수출 격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이후 증가세를 보이던 아시아지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태국 바트화 폭락등 동남아지역의 외환위기가 시작된 지난 7월이후 뚝 떨어졌다.

특히 7월 실적은 전달에 비해 거의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산차의 아시아지역 수출은 지난1월 3천1백대에서▶5월 8천1백여대▶6월 1만3백여대로 성장세를 보였다.

업체마다 내수 부진의 활로를 수출에서 찾기 위해 활발한 해외판촉을 벌인 덕택이다.

그러나 동남아 통화위기가 시작된 7월 들어 이들 지역에 대한 차수출은 3천4백대로 크게 감소한데 이어▶8월 3천5백대▶9월 3천대로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태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지난 6월 8백여대에서 7월 4백여대, 8월 71대로 감소하다가 9월 들어서는 수출물량이 한 대도 없었다.

자동차 수출이 이처럼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동남아지역 통화가치 하락 폭이 원화가치 하락 폭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때문에 이들 지역에서의 국산차 판매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해당 국가의 경기도 위축돼 국산차 수요가 격감했다는 것이다.

대우자동차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대우의 유봉균 (柳奉均) 과장은 "최근 들어 일본 자동차 가격의 인하와 함께 동남아 지역의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져 이 지역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고 말했다.

게다가 일부 국가는 자동차 수입 관세를 크게 인상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태국은 지난달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백%에서 1백80%로 크게 올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국등 동남아 국가에서 6개월 분량을 재고의 적정선으로 보고 있으나 요즘에는 1년치까지 재고가 쌓여 있는 상태" 라며 "현지 판매상들로부터 자동차 가격을 5~10% 인하해 달라는 요구가 늘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동남아국가의 통화가치는 태국이 지난 석달동안 28% 떨어지는등 대부분의 나라가 20~30%이상 크게 하락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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