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Q&A] 학력 저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Q: 아들이 현재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전 과목이 거의 ‘수’일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가면서 성적이 떨어졌고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진학을 못했습니다. 현재는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가기 위해 편입시험을 준비 중인데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아서 불안해하고 잠도 잘 못 자고 있습니다. 해결방법을 부탁 드립니다.

A: 아들 때문에 걱정이 많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중학교 이전에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 고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은 대부분 성실하고 지능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저학년의 성적은 지능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면서 학교성적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것을 생각해봐야 됩니다. 즉 정서적인 면과 환경 , 그리고 학습기술을 살펴봐야 됩니다.

첫째, 정서적인 원인과 환경으로 인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자면 중학교 이후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부모가 이혼을 한다든지 하는 불행한 사건을 경험하거나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공부보다는 게임이나 혹은 다른 취미활동으로 인하여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고 공부를 하지 않게 되는 경우입니다.

둘째, 학습기술인데 즉 공부하는 기술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암기방법을 예로 든다면 10가지 단어를 주고 외우라고 할 때 암기하는 방법이 학생들마다 각각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이 암기하는 방법은 총 8가지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이 방법 중 몇 가지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동일시간에 얼마나 많은 양을 암기하는 가와 그 암기된 내용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하는 가가 결정되고 공부능력이 달라집니다.

즉 같은 시간에 많은 양을 암기하고 그 암기된 것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능력은 지능이 아니라 공부방법이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부방법이 나쁘다면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한계에 부딪치게 되고 자신의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고 좌절하게 되면서 학교성적의 하락과 불안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마도 당신의 아들은 중학교까지 공부를 잘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지능은 높은 편이며 현재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판단할 때 정서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당신의 아들은 학습기술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되며 열심히 공부하는 상황에서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시험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그로 인하여 시험이 두렵고 혹시 다시 시험을 봤을 때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현재와 같이 불안하고 초조하고 잠을 못 자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결방법은 자신의 학습방법에 대하여 검사하고 분석하여 문제점을 파악한 뒤 자신의 공부 방법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불안과 불면 등은 시험스트레스에 대한 인지치료와 약간의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산 성심신경정신과 원장 윤정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