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단체 보유 제한…대한체육회,“한 그룹 4개이상 불가”결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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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현대.삼성등 대기업그룹의 경기단체 보유가 대폭 제한돼 체육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대한체육회 (회장 김운용) 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001년부터 한 대기업그룹이 최고 4개 이상의 경기단체를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새 규정을 결의, 통과시켰다.

체육회의 이번 결정은 현재 다수의 경기단체를 운영중인 현대.삼성등 양대 그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체육회가 현대측과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는 시기에 내려져 이들 그룹과 이들 그룹이 맡고 있는 경기단체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이같은 규정은 대의원총회에서 독자적으로 회장을 선임하게 돼있는 경기단체의 자율성을 해칠 우려도 있어 체육회가 어떤 방법으로 이를 적용할 지 주목되고 있다.

배순학 체육회 사무총장은 "올해 국정감사에 여야 각 당 의원들의 요구도 있고 현대.삼성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그룹의 체육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 고 설명했다.

배 총장은 이어 "체육계가 대기업그룹이 세력을 다투는 무대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고 밝혔다.

현대그룹 (회장 정몽구) 은 현재 축구협회를 비롯, 사격.역도.양궁.야구.핸드볼.수상스키.수영.조정등 9개,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은 기초종목인 육상을 비롯, 태권도.배드민턴.빙상.탁구.승마.레슬링등 7개 경기단체를 각각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4년내에 현대는 5개, 삼성은 3개의 경기단체 운영을 포기해야만 해 산하 해당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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