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백제사' 이도학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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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백제의 기원은 고구려가 아닌 부여다. "

"만주에도 또다른 백제가 존속했다."

연세대.한양대에 출강하는 소장학자 이도학씨가 펴낸 '새로 쓰는 백제사' 에서 제기한 내용의 골자다 (푸른역사刊) .중.고교 국사시간에 배웠던 통설 (通說) 을 흔드는 주장이라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저자는 관련문헌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거쳐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씨는 이런 내용으로 지난 91년 한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번 책은 학위논문에 최근의 연구성과를 더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풀어놓은 경우. 저자에 따르면 우선 백제를 건국한 온조와 비류는 고구려와 무관한 부여계라는 것. 중국 역사책인 '위서' (魏書) , '주서' (周書) 등에 백제의 근원이 고구려와 마찬가지로 부여에서 나왔다고 기록돼 있다고 한다.

또한 4세기 중엽 이전에 백제가 만주 일대에 별도로 있었다고 내세운다.

'송서' (宋書) , '자치통감' (資治通鑑) 등을 보면 만주 일대에 백제가 실제로 존재했음을 확인하게 되며, 나아가 이들 지배층이 남하해 한반도에 있던 백제왕조를 정복했다고 주장한다.

고고학적으로도 4세기 후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석촌동 적석총고분 양식은 북방에서 시작됐으며 따라서 이전의 백제고분과 판이하게 구별된다고. 한편 동국대 이기동 교수 (한국사) 는 "저자와 유사한 주장이 중국.북한에서도 산발적으로 제기됐지만 사료 빈약으로 아직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 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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