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노린 상혼 백태…"답 찍어라" 포크·"잘 풀어라"화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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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포크.손거울.껌.휴지.티셔츠.팬티.다트.설록차.뇌파안정기…. 대입 수능시험일이 가까와지면서 각 백화점에서는 다양한 '수험생용'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학부모.수험생들의 초조한 심리를 파고드는 상술 (商術) 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 주술용 = 포크는 ' (답을) 잘 찍어라' 는 뜻이라며 임의로 만든 합격통지서와 함께 일반 포크의 5배 가까운 1천8백~2천원에 팔리고 있다.

'잘 보라' 란 의미의 합격거울이 3천원, 껌 (꼭 붙어라).집게 (정답을 족집게처럼 집어내라).합격통지서 세트도 3천원씩 받고 있다.

일반 휴대용 화장지까지 '잘 풀어라' 는 뜻이 담겨있다며 권하는 곳도 있다.

띠를 나타내는 동물이 그려진 띠팬티나 띠열쇠고리는 '자신의 띠를 상징하는 물건을 몸에 지니면 행운이 온다' 는 속설, 요일별 여성팬티는 '남학생이 여학생 팬티를 소지하면 행운이 온다' 는 속설을 곁들여 팔리고 있다.

옛날 과거시험때 선비들이 품속에 간직했다는 부적을 인쇄한 T셔츠는 '장원급제 T셔츠' 란 이름으로 팔리다 기독교측의 항의로 철수되기도 했다.

◇ 기분전환용 = 설록차에 수험대책이란 이름을 붙인 것으로 머리를 맑고 상쾌하게 해준다며 25포 한상자에 2천5백원. 스트레스해소용이란 자석다트 (1만5천원) 나 파도.바람소리등 자연음을 들려줘 수험생의 뇌파를 안정시켜준다는 뇌파안정기 텔레파시 (23만4천원) , 한지로 전구를 감싸 아늑한 분위기를 내주는 한지스탠드 (9만원) , 유화로 그린 풍경화 (3만8천원) 등도 몇몇 백화점 수험생상품 코너에서 팔리고 있다.

◇ 보신.간식용 = 정제어유와 난황유등으로 만들어 정신력강화에 효험이 있다는 '앰비션DHA' (3개월치 20만원) , 동규자차와 두충을 배합해 신경성변비 예방에 좋다는 '슬리밍차' (30포 2만원) 등이 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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