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에 비밀 '골프연습장' 말썽…구청선 "단속 어렵다" 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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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 사하구청의 을숙도 갈대밭 불법훼손에 이어 골프동호인들이 연습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2천여평에 달하는 갈대밭을 잘라버린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29일 사하구청 등에 따르면 구청측이 유채꽃밭 조성을 위해 훼손한 갈대밭 오른쪽에서 뒤쪽으로 50여m 떨어진 문화재보호구역 갈대밭 사이 2천여평이 갈대가 잘려나간채 발견됐다.

갈대훼손지역 한쪽 구석에는 폭 1.5m, 길이 15m의 모래를 깔아놓은 골프타석이 있는데다 경계표시를 위한 폐타이어와 깃대.담요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어 이곳이 골프연습장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관할 사하구청은 지난 24일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 현장에 골프연습 금지 표지판 2개만 세운채 인력 부족 등을 내세워 골프타석을 없애는 등의 실질적 갈대밭 보호조치를 지금까지 취하지 않고 있다.

사하구청 관계자는 "골프 동호인들이 아침저녁으로 단속이 소홀한 틈을 타 골프를 치고 있으나 인력부족으로 사실상 단속에 애로가 많다" 고 말했다.

부산 =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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