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올해 미술대전서 대상수상 김용중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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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세상일에 시달려온, 마흔을 훨씬 넘긴 얼굴이지만 그는 젊은 날의 한때로 되돌아간 것처럼 환한 표정이었다.

올해 미술대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金龍中 (47) 씨. 20대부터 국전의 문을 두드려온 단골 응모생이다.

"심사위원.화우들.부모님.가족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며 떠듬떠듬 이어가는 소감 속에는 형언하기 어려운 짙은 감정이 엉켜있는 듯했다.

인테리어 업자.디자인학원 강사등 쉽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독학으로 한시도 놓지 않았던 붓의 꿈을 드디어 실현해낸 것이다.

"내 그림의 스승은 남의 그림입니다.

퇴근 후 화랑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의 그림을 보고 흉내내면서 그림공부를 했습니다."

남의 그림을 뒤쫓던 수련시대를 거쳐 자기색깔을 찾으면서부터 더욱 고달팠다고 한다.

공모전 노크는 자기 객관화를 위해서.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잠잔 적이 없다" 는 그는 90년 들어서부터 여기저기 공모전에 입선하기 시작해 지난해 미술대전에서는 특선에 들기도 했다.

미술대전에서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한 사람이 대상을 탄 것은 지난 93년 李永博씨에 이어 두번째. 金씨는 수상을 계기로 "내년께 근사한 개인전을 한번 열었으면 한다" 는 포부를 밝혔다.

윤철규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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