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치 “노래 제목처럼 ‘8282’ 사고쳤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40면

연습생 시절부터 4년 여를 함께 보냈지만 “제대로 싸운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이해리(左)와 강민경은 “나이 차이가 좀 나서 그런지 서로 경쟁하기보다 의지하는 편”이라고 사이좋은 비결을 밝혔다. [조문규 기자]

 제목이 노래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속설은, 이 팀의 요즘 활약상에 무서울 정도로 들어맞는다. 이해리(24)·강민경(19), 두 명의 멤버로 이뤄진 여성그룹 ‘다비치’. 지난달 중순 발매된 이들의 미니앨범 수록곡 ‘8282’와 ‘사고쳤어요’ 두 노래는 발표 2주 만에 각종 차트 상위권에 나란히 올라서며 두 달 넘게 계속되던 ‘소녀시대’의 ‘지(Gee)’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노래 제목 그대로 ‘빨리빨리 사고를 쳐 버린’ 셈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저희도 어리둥절할 정도로 반응이 빨랐어요. 게다가 ‘8282’로 어느 정도 활동하고 나서 ‘사고쳤어요’를 내놓을 계획이었는데, 두 노래가 한꺼번에 떠 버리니 ‘후속곡은 어떡하나’ 걱정이 될 정도예요.”(이해리)

겨우 데뷔 2년차를 맞는 그룹이지만 ‘다비치’의 활약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해 1월 ‘미워도 사랑하니까’로 데뷔한 뒤, ‘슬픈 다짐’과 ‘사랑과 전쟁’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외모나 퍼포먼스로 승부하는 다른 여성 그룹들과는 다르게 ‘탄탄한 가창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노래만 열심히 부른 탓인지 기대만큼 널리 알져지진 못했다. “화장 지우고 나가면 아직도 대부분 몰라보세요. 자유로와서 좋은 점도 있지만, 우리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는데도 아무도 아는 체를 안해줄 땐 서운한 마음도 들죠.”(강민경)

전형적인 발라드로 시작해 갑자기 빠른 템포로 변하는 ‘8282’는 이들에게 처음으로 ‘춤의 세계’를 맛보게 해준 노래. 알앤비(R&B) 발라드 그룹으로 키워졌기 때문에 3년이 넘는 연습생 기간 동안 춤을 배워본 적이 없다는 두 사람은 “분위기 잡고 노래하다 갑자기 몸을 흔들려니 우습기도 하고 힘들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다른 히트곡인 ‘사고쳤어요’는 두 사람의 애절한 음색이 살아있는 발라드곡. 이 두 곡으로 ‘노래 끝내주게 잘하는 여자들’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고 싶다는 이들은 “‘노래로 세상을 다 비치겠다’는 뜻을 가진 ‘다비치’라는 팀 이름처럼 노래만으로 충만한 무대를 선보이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