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총재,김영삼대통령 회담 성과 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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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조순 민주당총재는 25일 청와대 회담을 끝낸뒤 "김영삼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감 (感) 을 잡을 수 있었다" 고 말했다.

趙총재는 지금까지 '건전세력연대' 의 기치를 올리기는 했지만 뚜렷한 정계개편의 방향을 설정하지 못했다.

여론조사에서 'DJP - 이인제 - 이회창 - 조순' 순서로 나오는 지지율 구도를 깨뜨릴 수 있을지조차 자신하지 못했다.

그만큼 趙총재는 金대통령이 얼마나 정계개편 의지를 갖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자신이 '대안론' 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趙총재는 金대통령의 의중을 나름대로 파악했다는 것 자체로 소득을 얻은 셈이다.

회담뒤 趙총재는 기자들에게 건전세력 연대론에 대해 "金대통령도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본다" 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덕룡 (金德龍).서석재 (徐錫宰) 의원의 생각이 틀리고 金대통령의 생각이 또 틀리다" 고까지 전했다.

발표만 안했을 뿐이지 "이런 저런 얘기를 모두 나눴다" 는 것이 趙총재의 주장이다.

그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金대통령이 직접 표현은 안했지만 정계개편에 적어도 '반대하지 않는다' 는 '뜻' 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한발 더나아가 趙총재는 "金대통령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에게 '정계개편이 없을 것' 이라고 한 것은 예견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지 결코 (정계개편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고 못박았다.

그리고 "요즘 변화는 어떤 개인의 의도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고 자신했다.

때문에 金대통령이 무슨 언질.시사를 했기에 趙총재가 이렇게 나오는지를 놓고 여러 분석이 따른다.

청와대 관계자는 "건전세력 연대에 金대통령이 어느정도 관심을 표시했는지 모르지만 이는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 총재를 주저앉히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金대통령이 묵시적 지원을 할 것처럼 시사했을 것" 이라고 관측했다.

회담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趙총재가 적극적으로 반 (反) DJP연대에 나설 자세를 취했다.

그는 앞으로 특정세력간의 연대가 아닌 '큰 그림' 을 그려나가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으며, 金대통령과의 회담을 적극 활용할 자세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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