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체전서 무더기 세계기록 '의혹의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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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실력이냐, 약물이냐.” 중국 스포츠의 대약진이 또다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구 10억명이 넘는 중국 스포츠의 무한한 잠재력을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약물에 의한 기록이라는 비판적 시각으로도 보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 최대의 스포츠행사인 전국체전에서 육상과 역도.수영등에서 잇따라 세계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은 이번 체전 육상 5천m에서만 5개의 세계신기록을 냈고 역도에서는 무려 24개의 세계신기록을 양산했다.

육상 5천m에서 장부오와 둥얀메이등은 신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기존 세계기록을 무려 8초36이나 앞당겼다.

여자 역도도 한번에 최고 20㎏까지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이같은 중국의 놀라운 기록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찬사와 의혹의 눈길을 함께 보내고 있다.

국제육상연맹은 “중국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증거” 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국제역도연맹은 “공식적인 약물검사 전문가를 파견하지도 않았고 중국에서의 검사도 공인할 수 없다” 며 이번 대회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의 시각은 더욱 부정적이다.

AP통신은 “중국의 이런 성적은 약물의혹과 함께 몰락했던 90년대 초반의 재탕이 될 것” 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마군단' 을 앞세운 육상 여자중장거리와 수영에서 세계무대를 휩쓸었지만 약물복용에 대한 의혹이 불거져나오면서 급속히 퇴조했었다.

중국은 이번 중국체전에서도 역도의 장샤올리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 동메달을 박탈당했다.

이같이 부정적 시각에 대해 중국의 육상감독 마쥔런은 “약물의혹은 미국인들의 조작극 ”이라며 “결국 서방세계도 중국의 실력에 승복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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