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포트 "대량학살 안했다" 홍콩 잡지와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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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홍콩 잡지와 인터뷰 캄보디아 '킬링필드' 의 주역 폴 포트 (69)가 18년만에 입을 열었다.

지난 7월 폴 포트의 재판광경을 특종보도했던 홍콩 파이스턴 이코노믹리뷰지 (FEER) 네이트 테이어 기자가 지난 16일 그와의 인터뷰에 성공한 것이다.

미국인인 테이어 기자는 크메르 루주의 간부들과 접촉, 이들의 점령지인 안롱 벵에서 폴 포트를 만났으며 이 인터뷰는 23일자 FEER에 게재된다.

폴 포트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대량학살의 주인공이라는 세간의 비난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투쟁을 수행했을 뿐 사람을 살해한 것이 아니다" 라며 "나를 보라, 내가 야만인으로 보이는가.

아직 나의 정신은 말짱하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75~78년의 통치기간중 우리의 운동이 실수를 저지르긴 했어도 이는 베트남 침공으로부터 캄보디아를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고 강변했다.

부분적으로 잘못이 있었으나 모두 캄보디아를 위한 행동이었다는게 그의 주장이었다.

폴 포트는 그밖에 정적 (政敵) 학살의 당위성을 옹호하는 한편 악명높았던 '튜올 슬렝' 고문소는 아예 존재 자체를 부인했으며 아사 (餓死) 를 포함한 대량학살은 모두 베트남측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돌렸다.

또 지난 6월에 발생한 손 센 크메르 루주 전국방장관 일가 살해사건에 대해서는 자신이 처형을 명령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손 센과 그 가족만의 처단을 명령했을 뿐 어린애들까지 죽이라고 하진 않았다" 고 반박했다.

폴 포트의 축출을 야기했던 당시의 사건으로 모두 14명이 학살당했으며 이중엔 젖먹이 손 센의 손자들까지 끼여있었다.

테이어 기자는 인터뷰 당시 고혈압등을 앓고 있는 폴 포트가 몹시 쇠약, 거의 죽음에 이른 상태로 현재 아내.12세짜리 딸과 함께 오두막에 갇혀 있었다고 전했다.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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