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관계자 "전혀 예상 못했던 일"…김대중총재 비자금 수사중단 발표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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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태정 검찰총장의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비자금의혹 수사유보 방침이 전격 발표된 21일 대검찰청 주변은 내용의 중대성과 파장을 반영하듯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김총장은 수사착수 하루만에 유보를 결정한데 부담을 느낀듯 수사착수를 발표한 적이 없다고 거듭 밝히고 "수사유보 결정을 발표하기 전까지 예단을 주는 행동을 하기 싫었고 그렇다고 거짓말할 수도 없어 통상적인 고발장 처리수순을 밟았던 것" 이라고 해명.

*…검찰 관계자들은 겉으로는 "총장의 고뇌에 찬 결정" 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수사착수 하루만에 수사유보를 천명한 것은 뜻밖' 이라는 분위기. 박순용 중수부장은 " (총장이) 고심중이란걸 감으로는 느낄 수 있었으나 이런 결정이 나올지는 예상치 못했다" 며 "전례없는 일" 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총장은 평상시와 같이 오전8시30분쯤 대검청사에 출근, '이상기류' 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으나 오전8시50분쯤 수사책임자인 박중수부장을 긴급히 집무실로 불러 유보결정 사실을 알리면서 검찰분위기는 일순 긴장. 김총장은 긴급기자회견 예정 소식을 언론사에 알리고 오전10시40분 대검 부장급이상 간부들과 비상회의를 가졌다.

이에 앞서 박중수부장은 오전10시쯤 박주선 수사기획관과 주임검사인 김인호 중수2과장등 수사팀에 수사유보 방침을 알렸다.

*…오전11시15분 이원성 대검차장.박중수부장등과 함께 기자회견장인 대검청사 8층 소회의실에 들어선 김총장은 밤새 잠을 못잔듯 피로한 표정. 김총장은 발표도중 긴장된 탓인지 물을 마시고 목소리를 가끔 가다듬기도 했다.

김총장은 기자회견후 대검 부장들과 구내식당에서 함께 오찬을 했으며 오후1시에는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의 결정에 대해 재차 이해를 구했다.

신동재.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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