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신바람]미국 인력관리 대행사 성업…경영자 제외 전직원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미국에서는 요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력관리를 대행하는 회사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고급인력의 스카우트나 단순직의 파견수준이 아니라 고객사의 경영자를 제외한 거의 전직원을 떠맡아 인사 업무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텍사스주 휴스턴시에 있는 애드미니스태프 (Administaff) 사가 그런 예. 이 회사는 주로 중소기업인 1천7백여 고객사의 관리직과 연구.개발 인력 2만8천명을 대신 고용하고 급여의 3%를 수수료로 받는다.

지난 86년 창업당시 매출이 75만달러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이후 연평균 1백%를 넘는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 지난해 매출 9억달러에 순익 2백6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뉴욕증시 (NYSE)에 상장할만큼 자리를 잡았다.

미국에서 올해 애드미니스태프사와 같은 인력관리 회사를 통해 고용된 인력만도 이미 2백5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미국 중소기업들이 이렇게 인력 외부조달 (outsourcing)에 나서는 이유는 복잡한 고용제도에 따른 관리 비용때문. 인력시장이 발달한 미국은 기업입장에서 볼때 채용.해고를 통한 인력조정이 쉬운 반면 피고용인의 권익 보장 제도도 엄격하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인사담당자를 따로 둘 수 없어 경영자가 이런 일을 맡아야 한다.

이 경우 엄청난 서류작업은 물론 비전문적인 업무처리로 자칫 법을 어길 경우 고액 소송도 각오해야 하므로 경영자들은 전략구상보다 인력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애드미니스태프는 이런 회사들을 위해 고용을 떠맡아 관련 서류작업과 법규준수는 물론 채용.해고 절차도 대행한다.

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