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염색공단안 열병합발전기 보일러 고장으로 섬유업체 40여곳 가동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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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부산시사하구신평동 염색공단안 열병합발전기 보일러가 16일 새벽 또 다시 고장을 일으켜 이곳 공단 섬유업체 40여곳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날 사고로 염색공단 근로자 1천5백여명이 야간 작업을 못해 수출품 생산에 차질을 빚는등 큰 손해를 봤다.

이곳 염색공단은 열병합발전소에서 뜨거운 증기를 만들어 입주업체 50여곳에 공급해 주고 있으나 15일 오후 증기발생 장치인 보일러에 이상이 생겨 16일 자정부터 7시간동안 증기공급이 끊겨 조업중단 사고를 빚은것. 이 열병합발전시설은 부산.경남염색공업협동조합이 88년 정부 융자금 3백50억원을 들여 ㈜대우에 맡겨 설치한후 발전기와 보일러의 잦은 고장으로 제품을 망치거나 가동이 중단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수출용 원단을 생산하는 D섬유의 경우 "야간근무를 하는 종업원 60여명이 작업을 못해 생산차질은 물론이고 원단에 얼룩이 생겨 7천여만원의 피해를 봤다" 고 했다.

K섬유업체 대표는 "염색단지내 50여곳의 다른 업체들이 열병합발전소 보일러의 잦은 고장으로 조업중단 사태가 반복되는 바람에 생산차질은 물론이고 수출에 차질을 빚어 기업신용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고 밝히고 "염색업체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할 경우 조합측이 피해액을 발전소 관리비에 포함시켜 입주업체들이 분담토록 하는 바람에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도 없는 실정" 이라고 불평했다.

이에대해 발전소 관리를 맡고있는 염색조합측은 "15일 오후 보일러에 이상이 생겨 입주업체들에게 '16일 자정부터 1시간동안 증기 공급을 중단할 계획' 이라고 통보했으나 보일러 수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해 가동중단 사태를 빚은 것" 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부산.경남염색공업협동조합 (이사장 白聖基) 은 "대우측이 93년 '발전소의 결함등 문제를 해결하고 업체 피해에 대해서도 전액 보상하겠다' 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우 관계자는 "당초 염색공단에 2백여업체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열병합발전소 시설규모를 크게 잡았으나 입주업체들이 4분의1정도에 그쳐 발전량이 적어진데다 조합측이 관리를 잘못해 문제가 생긴 것" 이라며 "현재 법원에 재판이 진행중" 이라고 밝혔다.

〈부산 =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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