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엄마의 얼렁뚱땅 레시피] 단호박 수프 vs 단호박 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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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사회부와 경제 부문의 현장기자였다. 집에선 입맛 까다로운 식구들 잘 먹일 궁리에 바쁜 주부였다. 그래서 지난 세월, 순식간에 얼렁뚱땅 맛있게 만드는 레시피가 어느 만큼 쌓였다. 게으른 엄마가 수퍼맘인 척 할 수 있었던 레시피를 공개한다.

양선희 기자

이른 아침 시간, 입맛이 없을 때, 학교에서 밤늦게 온 자녀에게 강추하는 음식. 수프는 원액을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두면 아무 때나 꺼내 우유를 넣고 끓여 먹으면 된다. 죽은 냉동실에 있는 찰떡 한 덩어리와 호박 익는 시간만 있으면 되는 간편 음식. 주말에 단호박 껍질을 벗겨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더 편하다.

단호박 수프

●재료=양파 1개, 단호박 반 개, 버터 한 큰술, 물, 우유

●만드는 법

①단호박은 반으로 갈라 안의 씨를 꺼내고, 반쪽을 다시 4등분해 감자 깎는 칼로 껍질을 벗긴 뒤 숭덩숭덩 썰어둔다. 양파는 채 썬다.

②냄비에 버터를 넣고 녹으면 양파를 넣고 볶는다. 갈색이 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볶는 게 중요하다.

③②에 호박을 넣은 뒤 호박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끓인다. 끓으면서 위에 떠오르는 거품과 기름기는 제거한다.

④호박이 익으면 뚜껑을 열어 한 김을 뺀 후 핸드 블랜더로 호박을 갈아놓는다. (이 상태로 한 번 먹을 양만큼 작은 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둔다)

⑤④에 우유를 먹기 좋은 농도로 넣고 저으면서 살살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소금·후추로 간을 한다.

※호박과 함께 사과를 넣으면 더 맛있다는 선배의 조언. 아직 해보지는 않았다. 한번 시도해 보길. 호박 대신 당근(+사과)을 넣으면 당근수프, 감자를 넣으면 감자수프가 된다.



단호박 죽

●재료=단호박 반 개, 찰떡 1~2 덩어리, 물, 소금

●만드는 법

①단호박은 숭덩숭덩 썰어 물을 넉넉히 넣고 끓인다.

②호박이 다 익으면 불을 끄고 한 김 뺀 후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으깬다. 작은 덩어리가 조금 남아 있으면 더 맛있다.

③②에 찰떡을 넣고 저으면서 끓인다. 찰떡이 녹아 죽이 끈끈해지면 끝. 소금 약간을 넣어 간한다.

TIP 계량에 관하여

미국의 요리채널 프로그램 중에 ‘에머릴 라이브’라는 인기 요리쇼가 있었다. 한번은 이 쇼 진행자인 에 머릴이 딸기소스에 설탕을 푹푹 퍼 넣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설탕을 얼마나 넣느냐고요? 그건 딸기가 얼마나 단지, 또 당신들이 어느 정도의 단맛을 원하는지에 달렸죠.” 내 입이 계량스푼이다. 계량에 ‘가위눌리지’ 말자. 자기 입맛에 맞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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