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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빚, 정부가 대책 내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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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8일자에서 카드 빚을 진 만삭 주부가 딸과 함께 자살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신용카드로 빌린 7000만~8000만원의 빚을 갚지 못해 비관해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돈 때문에 가장 귀한 생명을 끊다니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어디 나 하나이겠는가.

카드 빚 때문에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 올해만 해도 줄잡아 수십명은 되는 것 같다. 물론 아무리 힘들다고 목숨을 끊느냐며 이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그들을 나무라는 것만으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건 확실하다.

정부 차원에서 개인의 카드 빚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을 막을 방도는 없는 것일까. 카드 빚으로 인한 자살이 개인의 일일 뿐이라고 당국이 팔짱을 끼고 있는 사이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과도한 카드 빚을 진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부지기수로 많다. 정부가 이들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카드 빚에 내몰린 사람들 역시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을 동반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길은 피해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최형복.대구시 남구 봉덕 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