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앙일보를 읽고

주한 외국인-한국인 활발한 문화 교류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44면

3월 11일자 E3면 기사 “…주한 외국인 모셔라” 계기로 본 한국인-외국인 관계

판을 바꾼 중앙일보가 독자 여러분께 더 가깝게 다가갑니다. 매주 화요일자 소통면에 중앙일보를 읽은 독자의 반응을 싣습니다. 이번 주에는 3월 11일자 경제섹션 3면에 게재됐던 ‘관광객보다 알짜…주한 외국인을 모셔라’란 제목의 기사에 대해 독자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 기사는 주한 외국인의 주머니를 열고 마음을 얻기 위한 각계의 노력을 소개했습니다.중앙일보가 발행하는 영자신문인 중앙데일리에도 실린 이 기사를 읽은 외국인들에게도 의견을 물었습니다. 

정리=전수진 기자

“서울이라고요?” 다시 물었다. “그렇네 서울. 한국의 수도 서울로 부임하게.” 1년 전 내 상사의 답이었다.

그렇게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서울이라는 낯선 곳에 도착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다. 반년 넘게 우리는 색다른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 터라 중앙일보와 중앙데일리에 실린 ‘주한 외국인을 모셔라’는 기사를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일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분명히 흥미로운 도전이다. 세 살과 다섯 살 된 아들들 얘기를 들으면 더 그렇다. 밖에 나가면 항상 사람들의 눈길을 받았다. 하긴 흰색 피부와 빨강 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아이들이 골목에서 노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가끔은 사진까지 같이 찍자고 청하는 한국인도 있단다. 이렇듯 조금은 놀랍지만 반가운 사건들을 접하면서 내가 지금까지의 한국 생활에서 내린 결론은 이렇다. 한국인은 천성이 따뜻하고 남을 돕는 걸 좋아하며 전통과 관습을 나누는 것을 즐긴다. 이렇기에 외국인인 나도 한국 생활이 즐겁다. 게다가 주한 외국인끼리도 매우 끈끈한 관계가 형성돼 있어 한국에서의 삶을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다. 한국인과 외국인들이 다양한 문화 교류를 통해 서로 이해하는 긍정적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나는 피부로 느낀다.

이 기회를 빌려 외국인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 우리 외국인은 결국 한국과 한국인의 손님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또 국적과 언어는 다를지 몰라도 결국 우리는 같은 인간이다. 서로 조금씩 더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면 더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다.

어쨌든 지금 확실한 한 가지는 1년 전 내게 서울 부임 지시를 내렸던 상사에게 매우 감사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한국 생활도 기대한다(언스트앤영은 세계적 컨설팅 회사다. 회계감사·기업 인수합병 부문 등에서 13만여 명의 전문가가 근무하고 있다).

존 갤러거 한국 언스트앤영 감사본부 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