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파문등 불안심리 확산 금융시장 급속 경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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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비자금 파문에다 쌍방울의 부도설이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이 심각한 혼란현상을 빚고 있다.

금리와 환율이 가파르게 뛰고 주가는 맥을 못추는 가운데 기업의 부도율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10일 국내 자금시장에선 쌍방울의 부도소식이 확정적인 것처럼 알려지면서 극도의 자금경색을 보였다.

시중금리의 지표가 되는 3년만기 은행보증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전일보다 0.03%포인트 높은 12.60%로 올랐고 91일물 양도성 예금증서 (CD) 유통수익률 역시 최근 6개월간 최고 수준인 14%대로 치솟았다.

하루짜리 금융기관간 콜금리도 14.5%가 넘는 고금리 행진을 계속했으나 거래 자체가 거의 없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최근 3일간 연속 오른데 이어 이날도 개장초부터 전일보다 0.20원 높은 달러당 9백14.90원으로 올라 원화의 절하압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은 외환당국이 9백15원 이상의 절하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에 따라 물량 개입에 나서 9백1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식시장 역시 종합주가지수가 연일 연중 최저치 경신행진을 계속하면서 지수 6백선의 하향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부도유예협약이 풀리면서 기아협력사들의 부도가 늘어 어음부도율이 사상 처음으로 1%를 넘는등 기업의 부도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7일 현재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 1.22%로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의 월평균 부도율 0.22%의 5.5배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동양종금의 남궁훈 (南宮薰) 자금부차장은 "시중의 자금규모는 비교적 괜찮은데도 시장의 불안심리와 일부 기업의 부도로 인한 자금병목현상 때문에 자금경색이 빚어지고 있다" 며 "10월 중에는 이같은 자금경색이 풀리기 어려울 것" 으로 내다봤다.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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