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수들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했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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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국내 피겨스케이팅 팬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일본 선수들의 김연아(19·고려대) 견제가 도를 지나쳤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연아는 14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국내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최 대회 공식 훈련에서 일본 선수들의 집중 견제로 연습에 방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달 4대륙대회(캐나다 밴쿠버)에서 조금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에 밀리고 싶지 않고,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 진다면 경기에서도 약간 지장이 생길 것 같아 대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피겨 팬들은 ISU 주최 대회 공식 훈련 동영상을 각종 포털 게시판에 앞다퉈 게재하는 등 김연아의 발언에 힘을 싣고 있다. 동영상에는 무대의상을 입고 진행하는 최종 연습에서 나카노 유카리, 안도 미키, 아사다 마오 등 일본 선수들이 김연아의 연기 도중 위협적일 만큼 가까이 접근해 연습의 흐름을 끊는 장면이 포착됐다.

무엇보다 김연아가 뒤쪽 방향으로 활주하느라 뒤쪽 상황을 볼 수 없을 때 일본 선수들은 김연아를 보면서 전진한다는 점이 팬들에게는 견제의 증거로 인식되고 있다. 훈련 동영상에는 깜짝 놀란 팬들이 내지른 비명 소리도 담겨 있다.

연습 시간에는 대략 6명의 선수가 한 링크에서 연기를 점검하게 되는데, 점프를 시도하는 선수들에겐 진로를 피해주는 것이 불문율이다.

동영상을 접한 팬들은 “동료 선수가 크게 다칠 수도 있는데 날카로운 칼을 발에 달고 연기하는 선수들이 너무하는 것 아니냐” “마치 가미카제 특공대 같다. 경기 직전 연습은 선수들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마련인데 다음 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연아를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최근 “한 일본 선수가 김연아의 점프 진로에서만 배회하고 있다”고 주최 측에 항의한 바 있다.

만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면 김연아 측은 ISU에 공식 항의를 할 예정이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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