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는 도대체 늙지도 않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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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따지고 보면 U2라는 그룹은 록음악계의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같은 존재다. 그래미상 22회 수상에 전 세계 1억4000만 장이라는 음반 판매량을 기록한, 의심할 바 없는 ‘현존 최고의 록밴드’.

‘위드 오어 위다웃 유(With Or Without You)’ 같은 서정적인 음악으로 공허한 가슴을 후벼 파는 능력이야 그렇다 쳐도 ‘피의 일요일’(1972년 영국군이 북아일랜드 시위대에 발포한 사건)을 비판한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에 이르면 할 말이 없어진다. 뛰어난 음악성과 정치적 영향력, 이 두 가지를 천재적으로 소화한 이 그룹의 리더(보노)는 오늘도 전 세계 정상들과 마주 앉아 세계 평화를 논한다.

이런 U2가 5년 만에 내놓은 신보 ‘노 라인 온 더 호라이즌(No Line On The Horizon)’은 발매 전부터 과도한 기대를 모았던 앨범이다.U2에 15개의 그래미상을 안겨줬던 프로듀서 3인조 스티브 릴리화이트-브라이언 이노-대니얼 라노아가 다시 모였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결과는 ‘명불허전(名不虛傳).’ 첫 싱글이자 타이틀곡인 ‘겟 온 유어 부츠(Get on Your Boots)’는 둔중한 기타 사운드에 세련된 힙합 리듬이 가미돼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매력을 드러낸다. 두 번째 싱글 ‘매그니피슨트(Magnificent)’는 U2 특유의 명징한 기타 연주가 반가운 곡이다.

사회를 돌아보고 인생을 관조하는 가사의 힘도 여전하다. ‘매그니피슨트’에서는 ‘오직 사랑만이 상처를 치료할 수 있어(Only love can heal such a scar)’라며 비판을 넘어선 화합을 이야기한다. ‘조세핀, 큰 이상을 가진 작은 사람을 조심해요(Josephine, be careful of small men with big ideas)’라고 노래하는 ‘스탠드 업 코미디(Stand Up Comedy)’를 듣다 보면 “풍자란 이런 것”이라는 감탄을 금할 길 없다. 유니버설 뮤직.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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