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 관리 엉망 걸러낸 물이 더 오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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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일부 하수처리장의 경우 유입된 하수보다 처리된 물이 더 오염돼 있는등 짓지 않아도 될 하수처리장을 건설해 국가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환경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전남화순군북면 하수처리장의 경우 처리장에 들어온 하수의 인 (燐) 농도는 처리후 방류되는 물에서 오히려 2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화학적산소요구량 (COD) 도 처리과정을 거쳤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생화학적산소요구량 (BOD) 역시 오염물질을 6% 정도 걸러내는데 그쳤다.

전남화순군 관계자는 "당초 BOD 2백PPM 기준으로 처리장을 설계했지만 화순온천지구에서 1차정화를 거친 10PM 미만의 '깨끗한' 물이 들어와 문제가 생겼다" 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화할 필요도 없고 더이상 정화할 수도 없는 맑은 물이 처리장에 유입되는데다 하루 2천t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에 유입되는 하수는 5백여t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건설비 10억3천만원은 물론 매년 2억원씩 투입되는 운영비가 불필요하게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8백70억원이 투입된 울산 용연하수처리장 역시 유입수의 BOD가 45PPM에 불과해 처리장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곳은 하수관 매설이 끝나지 않아 처리용량의 43%인 하루 10만8천t만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황선윤·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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