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합니다]축구 관전에 냄비증후군 침착한 분석태도 필요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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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축구가 일본축구를 이긴날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승리에 취해 마치 월드컵에서 우승한 느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국민은 기억하여야 한다.

쉽게 끓었다가도 쉽게 식는 냄비증후군을 축구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부분에서 볼 수 있다. 우리는 샴페인을 먼저 터트리는 것과 같은 성급한 국민이 되고 말았다.

이번 축구경기에서 만일 우리가 졌다면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잘했을 때 그 기쁨을 자제할 줄 알고 실패했을 때 등을 두드려 줄줄 아는 국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생이 한순간이 아닐 바에야 긴 안목을 갖고 미래를 준비할 줄 아는 국민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즉흥적인 인스턴트문화로 인해 우리는 지금 심한 혼란을 겪고 있질 않은가.

정치는 정파에 상관없이 이익에 맞으면 붙었다가 금새 떨어지는 식의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으며 경제는 성장제일주의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사회는 순간적인 향락문화만을 쫓는 국적불명의 문화로 얼룩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모두가 순간적이고 거시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성장한 그리고 성숙한 문화와 그 사회는 즉흥적이지 않다.

축구관전문화에서만 보더라도 우리는 냄비증후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 모두는 성급한 문화적 습성을 버리고 침착하고 안정된 의식을 갖고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우리가 들어설 수 있는 것이다.

김운순 <경기도의왕시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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