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6균 쇠고기 55일간 쉬쉬...리스테리아도 37일 늦게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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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검역.보건당국이 미국산 수입쇠고기에서 O - 157균과 독성이 비슷한 병원성대장균 O - 26균을, 국내제조 냉동피자에서 식중독원인균인 리스테리아균을 잇따라 검출하고도 감염예방대책 홍보등 신속한 대처를 하지 않아 은폐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시중에 유통중인 식품에서 이들 식중독균을 발견했는데도 공개하지 않아 수많은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오염된 식품을 구입해 섭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본부는 O - 26균은 검출된지 55일만에, 리스테리아균은 검출된지 37일만에 뒤늦게 검출사실을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본부는 검출 직후 해당식품 폐기및 검사강화등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발표를 미룬 경위에 대해 "오염원인을 확인하지 못해 검사를 지시하지 못했으며 7일 전문가회의에 최종 자문한 뒤 발표할 예정이었다" 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8월 미국 네브래스카주 허드슨 푸드사의 햄버거용 쇠고기에서 대장균 O - 157균이 검출됐을 때 미국 농무부는 즉각 생산일련번호까지 공개해 소비자들이 제품구입전에 확인토록 했다" 며 "국민의 건강보다 업계입장이나 파문만을 우려해 '감추기' 에 급급한 관행은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 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본부는 지난해에도 홍합등 국내에서 채취한 어패류 5종 2백50건중 2건에서 리스테리아균을 검출했지만 이를 자체 학술지에만 공개하고 일반인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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