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대북정책' 싸고 공방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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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책 우월성을 점하기 위한 대선후보들의 공세가 불꽃을 튀기고 있다.

서로 정책의 차별화에 안간힘을 쏟는 한편 경쟁후보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선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2일 재향군인회 초청 안보강연회에서는 이회창 신한국당총재가 맘먹고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대북정책을 겨냥했다.

그는 "민족적 범죄를 저지른 장본인의 죽음에 조문 (弔問) 할 수 있다고 하는 행위, 우리를 정복하겠다는 세력을 차단하는 법을 없애자고 하는 행위는 어떻게 보아야 하느냐" 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이데올로기의 환상을 가진 세력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려 하거나 이들을 고무하는 언행을 했다면 심각한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고 공격했다.

이에 발끈한 국민회의가 3일 대반격에 나섰다.

국민회의는 "金총재는 김일성 (金日成) 의 장례에 조문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 자체가 없다" 며 "다만 조문을 안하면 그만이지, 불필요한 자극적 발언으로 북한이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극단적으로 나갈 구실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바 있을 뿐" 이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경제대통령' 의 기치를 내세운 조순 민주당총재는 타당의 정책을 비판하는데 앞장서 왔다.

그는 3일 김대중총재의 '3단계 통일론' 을 겨냥, "무슨 단계설 하는데 모두 허구에 불과하다.

차라리 모르는게 더 낫다.

통일이란 무슨 디자인을 그려놓고 하는게 아니다" 라고 폄하했다.

趙총재는 최근 창원지역 TV토론회에서 "김대중총재가 대기업 본사를 지방에 이전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실효성이 없는 얘기" 라고 몰아쳤다.

참다못한 국민회의가 "경제학자가 대통령에 적합한 것으로 드러난 나라는 어디에도 없었다" 며 발끈하고 나선 것은 물론이다.

趙총재는 지난 1일엔 "이회창씨가 기아를 살리겠다고 했는데 어찌 수지가 맞지 않는 기업을 살릴 수 있는가" 라고 힐난했다.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구체적인 정책차이를 제시하며 공격하기 보다 선 (禪) 문답식으로 주로 김대중총재를 겨냥하고 있다.

김종필총재는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에서 김대중총재가 과거 창원공단 개발에 반대했던 것과 관련, "그 사람들이 언제 찬성한 적이 있느냐" 고 비판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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